필자는 영락없는 carnivore이다. 과장 조금 보태서 고기없이 단 하루도 못사는 인간이다. 그렇다고 입이 그렇게 고급은 아니다. 그것이 설령 불량식품이라 하더라도, 나만의 하루 육류 섭취 권장량을 채울 수 만 있다면 족하다.
그러나 오늘은 조금 예외, 긴급 입수한 채끝등심으로 저녁만찬을 갖았다.(그저 괜찮은 고기만 있으면 나에겐 만찬이다.^^ 먹을땐 그저 정신없이 먹느라 안타깝게도 인증사진을 찍지 못했다.) 등급이 투쁠(++)인 이 녀석은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. 나는 연신 "고기가 진짜 맛있다"며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. 그렇게 식사를 하던 와중 불현듯 떠오르는 질문,
"채끝등심은 왜 맛있는거야?"
정확한 답이 있으랴마는 나는 그래도 납득할 만한 답을 찾기 위해서 인터넷을 뒤적거렸다. 뜻밖에 친절한(?) 네X버씨네의 백과사전에서 나름 잘 정리된 설명을 찾을 수 있었다.
백과사전에 따르면 "쇠고기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최상의 부위"라는 채끝등심은
도체중량 254.51kg의 암소를 잡았을 때 약 6.8kg(2.67%)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부위로 가치와 수요가 큰 부분이다. 단일 근육으로 등심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으나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다.
영어표기가 잘 못 되었다는 점('stiploin'라고 표기 되었는데
'strip loin'이 정확한 표기임)을 제외하고, 한가지 미심적은 부분은 네이버 백과사전에는
육질이 적당히 발달해 고기 조직이 굵고 왕성
하다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위키피디아는
근육이 거의 사용되지 않아 육질이 부드럽다
라고 설명하고 있다. 아, 참고로 레스토랑에서 접할 수 있는 티본스테이크는 채끝등심과 안심이 같이 뼈에 붙어서 나오는 것이라 한다. 보통 레스토랑에서 티본스테이크에서 딸려오는 넘들은(적어도 내가 먹어본 것 중에는) 등급이 그리 높지 않은 듯 하다. 이러한 정보를 접하고도 나에게 이만큼 어필 할 수 있는 맛을 지녔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 2%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던 순간의 깨달음..
그것은 바로.. 가격이었다!
비싸서 더 맛있게 먹을 수 밖에 없었던 채끝등심.. 내 혀의 미각들은 마트 계산대에서 바코드 스캔하듯 고기의 가격을 느끼고 있던게다. 며칠전 길거리에서 사먹은 개당 700원짜리 계란빵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간다. 그 싸구려 계란빵이 유명 호텔 요리사의 특별 디저트인 에그 타르트였다면 어땠을까? 같은 음식의 맛이 다르지 않았을까? 이 부인할 수 없는 속물근성 같으니라고...


